이마트서 TV·냉장고 빌려준다 매일경제||입력 2012.01.03 07:19|수정 2012.01.03 07:19|

아주렌탈 등과 손잡고 렌탈서비스…

가전유통 지각변동 예고 이마트가 아주렌탈과 손잡고 TV 등 가전제품을 렌탈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국내 대형마트는 주로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렌탈서비스는 정수기 정도에만 국한돼

있는 상황이어서 이마트의 행보는 업계에 작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가전ㆍ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부터 이마트 매장에서 TVㆍ냉장고ㆍ세탁기 등 주요 가전제품을

렌탈해주는 서비스가 시작된다. 이마트가 매장을 제공하고 렌탈업체인 아주렌탈 등이 사업을 진행하는 형태이다.

이와 관련해 이들 업체는 국내 주요 가전업체들과 이미 여러 가지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가전렌탈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지만 사업주체는 이마트가 아니고 렌탈업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도 "조만간 이마트가 사업계획을 공식화하고 광고 등을 통해 사업을 알려나갈 것"이라며 "가전 유통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럽ㆍ일본 등에서는 주요 가전제품의 렌탈이 이미 활성화한 사업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 또 국내 대형마트에서는 주로 가전제품의 판매에만 주력하고 있을 뿐 렌탈에는 큰 힘을 쏟고 있지 않다. 대형마트에서 제공받을 수 있는 렌탈 품목은 주로 정수기ㆍ비데ㆍ공기청정기 등이며 주요 가전제품은 대상이 아니다. 이에 따라 이마트의 가전렌탈 서비스는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렌탈업계는 사무실ㆍ관공서 등의 영업 비중이 높았지만 이마트를 통해 일반 소비자 대상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도 렌탈업체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 이마트에 쇼핑을 간 김에 가전제품도 빌릴 수 있는 등 논스톱 쇼핑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특히 신제품 출시 주기가 단축되고 1~2인 가구의 증가, 고령화사회 가속화 등에 따라 가전제품을 렌탈해 사용하고자 하는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가제품의 경우 렌탈해 쓴 후 유지ㆍ보수를 받는 게 더 저렴하고 편리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도 작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마트가 가전렌탈 서비스를 시작하면 주로 판매에 주력해 오거나 정수기 렌탈 등에 그치고 있는 롯데마트ㆍ하이마트ㆍ홈플러스 등도 비슷한 서비스를 검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마트는 임대매장을 통해 정수기 렌탈을 해주는 데 그치고 있고, 홈플러스는 웅진코웨이를 통해 정수기ㆍ비데ㆍ공기청정기 등의 렌탈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하이마트도 청호나이스를 통해 얼음정수기ㆍ공기청정기 등을 빌려주고 있다.

이마트의 가전렌탈 사업은 장기적으로 전자업계와의 역학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는 '통큰 TV' 등의 이름으로 가격을 크게 낮춘 제품을 내놓으며 전자업체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가전렌탈 사업이 활성화하면 유통업체들의 영향력이 더 커져 전자업체와의 가격협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