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씨(남 33세)는 얼마 전 자신의 금융권 신용등급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한국신용평가정보 크레딧뱅크(www.creditbank.co.kr)가 1000점 만점에 1~10등급으로 분류하는 신용등급 중 종합신용평점 580점대인 8등급으로 기록된 것. 이는 위험한(Poor)수준의 신용도로 당월 전체 회원평균인 815점과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평소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재테크는 물론 신용도 관리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박씨가 뒤늦게 위기감을 느낀 순간이었다. 물론 그동안 대출을 많이 받긴 했지만 이렇게 신용등급을 낮게 평가 받을 것으론 미처 생각 못했기 때문이다.

과연 어떤 점이 박씨의 신용도를 떨어뜨렸으며, 박씨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만 다시 신용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일까.

◆뭐가 문제일까
현재 박씨의 채무는 1금융권인 은행 대출 150만원, 2금융권인 캐피탈업체 대출 1000만원,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500만원 등 적지 않은 빚을 지고 있다. 다만 신용도 하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대부업체 대출은 전혀 없다.
최근 3년 간 신용조회 건수는 19건으로 물론 1금융권과 2금융권을 통해서만 했다. 현재 연체가 없지만 종종 신용카드 결제를 일주일에서 10일 이내 단기 연체하고는 했다.
그렇다면 대출금, 특히 2금융권 대출 및 현금서비스 거래가 박씨의 신용도에 나쁜 영향을 준 것일까?
이에 대해 정남근 크레딧뱅크 신용컨설턴트는 "물론 박씨의 과거 신용이력 등을 더 자세히 살펴봐야 정확한 원인을 분석할 수 있다"며 "다만 신용도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정보 중의 하나가 연체정보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많은 대출금액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대출금을 성실히 상환했느냐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일주일 이내 단기연체 기록만으로 박씨의 신용도가 이 정도로 많이 하락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크레딧뱅크 측의 설명이다. 즉 박씨가 과거 장기간 대출금 상환을 연체했던 이력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다.
정 컨설턴트는 또 "단기연체는 5만원 이상을 5일 이상 연체했을 경우 신용평가기관에 쌓이는 정보로 통상 10일 안에 상환하면 신용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박씨 자신이 모르는 연체기록이 있을 수도 있으며 이로 인해 등급이 하락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과거 연체했던 이력을 하루아침에 지워버릴 수는 없는 법. 그렇다면 박씨가 조금이나마 신용등급을 올리기 위해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중요한 점은 대출정보가 반드시 신용도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사실. 즉 여유자금이 생겨 대출금을 일시에 상환한다고 해도 신용등급이 한 순간에 크게 상향되진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신용도 향상을 위해 박씨가 해야 할 일은 앞으로 대출금을 꾸준히 연체 없이 상환하는 것이다.

정 컨설턴트는 "여신기관의 종류와 대출금의 규모 등 대출의 성격에 따라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며 "신용평가기관 및 은행마다 신용평점을 매기는 기준 및 평점에 반영하는 정보 역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체가 있을 경우 연체된 금액보다는 기간이 더 영향을 많이 미친다"며 "연체 금액이 큰 건 보다 기간이 오래된 건부터 갚는 것이 신용관리에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신용조회 건수에 대해서도 신경 써야 한다. 신용조회기록은 3년간 신용도에 반영될 수 있으며 일반적인 조회기록이 신용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단기간 동안 여러 기관에서 대출조회가 다수 발생할 경우에는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정 컨설턴트는 "결론적으로 박씨의 경우는 대출금액이나 대출의 성격이 신용도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므로 앞으로 연체 등에 대해 꾸준히 관리를 하는 것이 관건이다"며 "연체 등 부정적인 금융 활동 없이 신용거래를 하다보면 어느새 신용도가 올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컨설턴트는 "신용도 판단시 중요한 정보 중의 하나가 시간"이라며 "신용거래를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해 왔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용관리, 이것부터 해라

박씨와 같은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 뿐 아니라 금융거래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양호한 신용도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수시로 자신의 신용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또 지속적으로 신용변동 현황을 점검해야 한다. 박씨 역시 몇년간 신용상태에 대해 관심을 끊고 있다가 뒤늦게 심각성을 깨달은 경우다.

박씨의 사례처럼 자신이 모르는 연체정보가 있을 수 있으므로 크레딧뱅크 등 신용관리 사이트를 통해 '신용변동알람'을 받는 것도 요령이다.